IT2017.02.28 12:00

안녕하세요,

모스크바에서 생활하며 개발은 하지 않는 개발자 윤진입니다.


이 곳에서 정말 다양한 개발자를 만났습니다.

한 사람 건너면 반드시 프로그래머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많습니다.


С군의 요청으로 오로라 사진으로 대체


이번에 만난 사람은 현재는 영업업무를 하고 있는 '전직' 개발자 С군입니다.

С군과의 인터뷰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실명을 밝히지 못해 아쉽습니다.


С군은 외고를 나와 컴퓨터공학과를 나왔습니다.

C군이 대학을 다니던 때는, Java가 대학수업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던 때라

정규수업과정의 60% 혹은 그 이상이 Java로 이뤄졌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수업때 자연스럽게 Java를 중급 레벨 정도까지 익혔습니다.

그렇지만, 취직한 이후 Java를 사용한 적이 없어서 이제는 초심자와 다를바 없다고 하네요. :)


일부 학과 수업은 C언어로도 이뤄졌다고 합니다.

С군은 '중학교' 시절 C언어를 배웠기 때문에 대학교 때에 맨땅에 헤딩하는 삽질은 적게 할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에 취직한 이후에는 C언어만을 사용했습니다.

주로 퀄컴이나 브로드컴과 같은 업체들과 통신프로토콜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1. 협력업체가 C로 작성된 코드가 정확히 구현되었는지 코드리뷰를 하고,

2. 타겟보드에 올려 테스트를 하며 로그파일을 분석하고,

3. 문제 코드를 찾아 직접 수정하거나 협력업체와 문제상황을 공유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문제상황이라하면 애초에 짜여진 스펙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이겠죠.


С군의 업무는 코드를 쓰는 능력보다는 읽는 능력이 더 중요했습니다.

코드리뷰개별함수의 parameter와 return 값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해야합니다.

그리고 이런 함수 조각들이 모여 이뤄지는 프로토콜의 동작을 세세하게 알아야 합니다.


함수내에 알고리즘을 Big O로 계산하며 성능을 높이는 것보다는,

코드를 정확하게 읽고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신입사원때부터 프로토콜에 대한 책을 몇 권씩 읽으며 세미나를 하였다고 합니다.

선배 개발자들은 이미 프로토콜에 익숙하였기 때문에,

세미나는 신입 스스로 정리하며 선배에게 난도질 당하며 성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하여 3~4년의 수련기간을 거치면 모듈에 대해 전문가가 된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충 3~4년 경험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전문가가 되면, 모듈의 동작상태를 보고 문제상황인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게 됩니다.


전체 아키텍쳐에 대해 꿰뚫으려면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며,

그 정도의 수준에 오른 사람은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적다고 합니다.

이는 개인의 노력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전체를 꿰뚫으려면 여러 부서에서의 경험이 필요한데 실질적으로 그럴만한 기회를 갖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개발을 한 제품이 출시가 되어,

세간에서 좋은 평을 얻은 경험도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경험은 모든 개발자가 가질 수 없는 경험입니다. :)


하지만, С군은 홀연히 개발자의 길을 버리고 영업을 길로 넘어갔습니다.

영업직을 갖고 있는 지인들과 얘기도 해보고, 스스로도 많은 고민을 하여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현재는 현장에서 엽업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영업지원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영업지원이란 원활한 영엽활동을 위해,

- 전세계에 분포한 공장에 발주를 넣는 것부터 시작하여

- 제대로 부품이 생산되고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 궁극적으로는 제품을 생산스케쥴에 따라 생산해내어,

- 배에 선적하여 필요한 곳에 뿌리고,

- 온갖 판매지표를 분석하여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일을 합니다.


개발업무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 업무이기 때문에,

개발능력 혹은 개발인맥이 영업지원업무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개발업무를 하며 제품개발 프로세스를 체득하였기 때문에,

개발팀의 개발스케쥴은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영업지원업무 자체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업무이기 때문에,

상경개발을 나온 사람도 대학지식을 참고지식 정도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영학과를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월등하게 잘할 수는 없습니다.


영업지원업무는 오전 8시에 출근하여 오후 8시에 퇴근하는 패턴이라고 합니다.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10시간 정도 일하는 셈입니다.

토요일에는 가끔 출근하고 일요일에 출근할 일은 없다고 하네요.


기술센싱이나 마켓트렌드를 분석하여 끊임없이 시장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게 필요합니다.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제품에 대한 세일즈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С군은 개발과 영업을 아우르는 Generalist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개발업무를 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기에,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싶은데 신분이 노출될지도 몰라 언급은 않겠습니다)

영업에서도 훌륭한 전략을 많이 세워 혁혁한 성과를 거둘거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제조업체의 영업은 지금도 유망하고 앞으로도 창창합니다.

이 분야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힘든 영역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업에서 자기 만의 즐거움을 찾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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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이젠 개발자, 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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